이아리

무제

도담 2021. 12. 15. 01:25

이아리는 활기찬 당신의 목소리에 절로 기분이 좋아져 살짝 미소 지어 보인다. 사실대로 말했다 했더라도 당신은 저에게 있어 착하고, 친절하고, 상냥한 사람이니까. 만일 당신이 나쁜 사람이라 해도 나는 당신을 믿겠지. ... 그럴 리는 없다 하더라도.



"..."



... 미래는 열려있다. 그건 맞는 말이겠지. 당신의 말이 틀릴 리가 없으니까. 그저 제가 그 말에 공감하지 못할 뿐. 그래도 티 내지 않았다. 내가 제일 잘 하는 게 티 내지 않는 거고. 그러니 이번에도 난 할 수 있을 거야.
이아리는 그저 고개를 끄덕였다, 실은 그 밖에 할 수 없었다는 것에 가깝겠지.



"... 그럼요, 샨테씨 말씀대로 미래는 누구에게나 열려있죠. 샨테씨에게도 그렇고, 저에게도요."



알고 있어요. 하고 덧붙이고는 고개를 기울였다. 단 한 번도 당신과 같은 말을 해준 이가 없어서. 다른 이보다 어둡다며 비교를 당하면 당했지 제가 밝다는 이야기는 정말 처음 들어보기에. 믿기지 않는다는 듯 당신을 빤히 쳐다본다.



"... 그런 말은 정말 처음 들어봐요."



밝다는 말을 듣는 건 이런 느낌이었네요... 하며 미소 짓는 아리의 얼굴은 발그레해져 당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 미소는 여태껏 본 아이의 미소 중에 가장 행복해 보였고, 그만큼 아파 보이는, 그런 미소였다. 물론 아리는 당신이 알아채지 않기를 빌었겠지만.



"... 그래도 역시 닮고 싶어요. ... 알고 있어요. 다른 사람의 밝음을 따라가려다 오히려 어둠에 잡혀버리는 경우도 있다는걸요."



그러니까 걱정하지 않으셔도 좋아요, 하며 낮고 조곤조곤하게 중얼거리더니 이어지는 당신의 말에 빛이 자신을 밝게 비추는 것을 느낀다.



"신기해요, 저도 샨테씨처럼 여기저기 다녀보고 싶네요... 저는 아무래도, 항상 여기 있으니 비슷한 것만 보고 있거든요."

'이아리' 카테고리의 다른 글

미래  (0) 2021.12.21
되돌아올 꿈  (0) 2021.12.20
.  (0) 2021.12.13
.  (0) 2021.12.13
.  (0) 2021.12.13